업무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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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AL INSIGHT · 한 번의 사고처럼 보여도 차량별 책임을 나눠 봅니다
고속도로다중추돌이 발생하면 가장 뒤에서 들이받은 차량이 모든 책임을 진다거나, 반대로 최초 사고를 낸 운전자만 책임을 진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실제 형사책임은 각 차량이 언제 어떤 이유로 충돌했는지, 그 운전자의 주의의무 위반이 어느 피해까지 원인이 되었는지를 따로 판단합니다.
특히 고속도로에서는 빠른 속도로 후속차량이 접근하기 때문에 최초 사고 뒤 주행차로에 차량이 남아 있는 상황 자체가 추가 충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최초 운전자의 과실, 후행차량의 안전거리·전방주시, 과속 여부와 사고 뒤 안전조치가 서로 결합했는지를 시간순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핵심은 ‘몇 중 추돌인가’보다 실제 충돌 구조를 복원하는 것입니다. 최초 사고 원인, 각 차량의 속도와 안전거리, 충돌순서·파손부위, 사고 후 안전조치, 각 피해자의 상해와 어느 충격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를 차량별로 나누어 확인해야 합니다.
고속도로 다중추돌은 가장 뒤 차량의 책임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후행차량은 앞차가 갑자기 정지하더라도 충돌을 피할 수 있도록 필요한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합니다. 따라서 앞차를 뒤에서 들이받은 차량에는 전방주시와 안전거리 확보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그렇다고 뒤에서 충돌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후속 피해까지 자동으로 책임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앞쪽에서 여러 차량이 충돌해 정차한 상태였는지, 바로 앞 차량의 충격으로 밀려 추가 충돌이 발생했는지, 스스로 제동하지 못해 충돌한 것인지를 각각 구분해야 합니다.
특히 한 차량이 앞차를 충격한 뒤 그 힘으로 앞차가 다시 다른 차량을 들이받은 경우와, 앞차가 이미 먼저 사고를 일으킨 뒤 뒤차가 별도로 추돌한 경우는 사고구조가 다릅니다. 블랙박스 영상에서 각 충격음과 차량 움직임을 시간순으로 확인하는 작업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최초 사고를 낸 운전자도 뒤이어 발생한 추돌까지 책임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고속도로에서는 최초 사고 자체뿐 아니라 사고차량이 주행차로에 남아 있는 상태가 후속차량에게 새로운 위험을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선행사고를 발생시킨 과실과 그 뒤의 연쇄추돌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대법원은 민사상 손해배상 사건에서 선행차량이 자신의 과실로 사고를 일으킨 뒤 안전조치 없이 주행차로에 정차하고 그 결과 뒤따르던 차량들의 연쇄추돌이 발생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최초 사고 및 안전조치 미이행과 후속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이는 선행차량이 후속사고의 모든 책임을 혼자 부담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후행 운전자가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았거나 전방주시를 게을리한 경우처럼 각각의 과실이 함께 작용했다면 민사상 부담범위도 각 과실을 고려해 나눌 수 있습니다.
사고 후 주행차로에 멈췄다면 추가 사고를 막기 위한 조치도 중요합니다
도로교통법은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운전자에게 즉시 정차하여 사상자를 구호하고 피해자에게 인적사항을 제공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다치게 한 사고라면 사고장소와 사상자 수 등을 경찰관서에 신고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자동차가 사고나 그 밖의 사유로 고속도로에서 더 이상 운행할 수 없게 됐다면 법에서 정한 표지를 설치하고 자동차를 고속도로 밖의 장소로 옮기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안전조치를 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은 경우
차량을 움직일 수 있고 후속 차량에게 위험을 알릴 시간과 방법이 있었는데도 별다른 조치 없이 주행차로에 차량을 방치했다면 뒤이어 발생한 사고와의 인과관계를 판단할 때 불리한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
사고 직후 부상이나 연속 충돌로 조치할 시간이 없었던 경우
사고 직후 바로 다음 차량이 충돌했거나 운전자 자신이 크게 다쳐 안전조치를 할 현실적인 기회가 없었다면 조치 가능성과 과실 정도를 별도로 살펴야 합니다. 다만 최초 정차 자체가 그 운전자의 과실로 발생한 사고에서 비롯됐다면 후속사고와의 인과관계가 별도로 인정될 가능성도 있으므로 최초 사고 원인까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안전거리 미확보만으로 곧바로 ‘12대 중과실’ 사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연쇄추돌에서 가장 자주 문제되는 안전거리 미확보는 중요한 과실이 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에 열거된 이른바 12대 중과실에 자동 포함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안전거리 미확보로 피해자가 다친 일반적인 사고라면 피해자의 처벌불원이나 자동차종합보험 가입에 따른 특례가 적용될 수 있는지 검토하게 됩니다. 그러나 사고과정에 법이 정한 별도의 중대한 위반이 있었다면 결론이 달라집니다.
과속 제한속도를 시속 20km 초과한 운전으로 인명사고가 발생했다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의 예외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앞지르기 법에서 정한 앞지르기 방법·금지 위반이나 고속도로에서의 앞지르기 방법 위반이 사고원인이 된 경우에도 특례 적용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음주·무면허 음주운전이나 무면허운전으로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 등도 법률상 예외에 포함됩니다. 따라서 다중추돌이라는 사고형태보다 각 차량의 구체적인 위반행위를 확인해야 합니다.
형사책임과 보험사의 과실비율은 같은 방식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다중추돌 사건에서는 보험사가 차량별 과실비율을 제시하면서 수십 퍼센트씩 책임을 나누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보험·민사상 과실비율이 그대로 형사책임의 비율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사건에서는 해당 운전자가 구체적인 주의의무를 위반했는지와 그 과실이 피해자의 상해 또는 사망이라는 결과에 원인이 됐는지를 확인합니다. 특히 피해자가 여러 번 충격을 받은 사건이라면 어떤 충격에서 상해가 발생하거나 악화됐는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반면 민사상으로는 서로 다른 차량의 과실행위가 객관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손해를 발생시켰다면 여러 운전자가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부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법원도 고속도로 연쇄추돌 사건에서 차량끼리 직접 부딪히지 않은 부분이 있더라도 일련의 사고가 시간적·장소적으로 밀접하게 이어진 경우 공동불법행위 관계를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따라서 보험사의 최초 과실비율만을 보고 형사책임까지 확정됐다고 생각하기보다 수사기록상 충돌순서와 인과관계를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망·중상해가 발생했다면 각 피해자별 인과관계와 피해회복이 중요합니다
차의 운전자가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사망하게 한 경우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에 따라 형사책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법정형은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2026년 7월 1일부터 시행 중인 양형기준에서 일반 교통사고 치상은 기본영역 4개월 이상 1년 이하, 가중영역 8개월 이상 2년 이하이고, 교통사고 치사는 기본영역 8개월 이상 2년 이하, 가중영역 1년 이상 3년 이하로 제시됩니다.
중상해가 발생하거나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위법성이 중한 위반이 있었다면 불리한 방향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피해자의 처벌불원이나 실질적인 피해회복, 자동차종합보험 가입, 형사처벌 전력 없음 등은 양형에서 고려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다중추돌에서는 피해자가 여러 명인 경우가 있으므로 피해자별 진단내용과 어느 충돌에 의해 어떤 상해가 발생했는지, 보험 외 피해가 어느 정도 회복됐는지를 각각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사 전에는 차량번호 순서가 아니라 ‘충돌 시간선’을 만들어야 합니다
고속도로다중추돌은 사고 당사자들도 순간적인 충격 때문에 전체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진술만으로 최초 충돌과 후속 충돌을 단정하기보다 여러 차량의 블랙박스·CCTV와 파손형태를 맞춰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초 충돌 어느 차량이 먼저 감속·정차·차선변경했고 최초 접촉이 어느 차량 사이에서 발생했는지 블랙박스 원본과 도로 CCTV를 기준으로 확인합니다.
후속 충돌 각 차량이 스스로 앞차를 추돌한 것인지, 뒤차에 밀려 추가 충돌한 것인지와 충격 횟수·방향을 차량 파손부위와 영상으로 대조합니다.
운전 상태 사고 전 속도와 안전거리, 전방주시, 차선변경·앞지르기, 도로의 안개·강우·결빙 등 당시 시야와 노면상태를 함께 확인합니다.
사고 이후 각 운전자가 즉시 정차·구호·신고를 했는지와 차량 이동·위험표시 등 후속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확인하고 피해자별 치료·합의 상황도 별도로 정리합니다.
함께 확인한 공식 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도로교통법 제19조 안전거리 확보 확인
국가법령정보센터 도로교통법 제54조 사고 후 정차·구호·신고조치 확인
국가법령정보센터 도로교통법 제66조 고속도로에서 운행불가 차량의 안전조치 확인
국가법령정보센터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처벌기준과 법정 예외사유 확인
대법원 2018다226015 고속도로 연쇄추돌의 인과관계·공동불법행위 판단 확인
대법원 양형위원회 2026년 시행 교통범죄 양형기준 확인
고속도로다중추돌은 가장 뒤 차량이나 최초 사고 차량 한 대만을 보고 책임을 정하기 어렵습니다. 최초 충돌을 만든 과실, 각 후행차량의 안전거리·전방주시와 속도, 사고 뒤 주행차로에 남은 차량에 대한 안전조치, 각 충격과 피해자의 상해·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차량별로 나누어 살펴야 합니다. 특히 민사상 공동불법행위 책임과 형사상 개별 과실책임은 판단 구조가 다르므로 보험사의 과실비율만으로 형사책임까지 단정하지 말고 전체 충돌 시간선을 객관자료에 맞춰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속도로다중추돌, 실제 사건에서는 무엇이 쟁점이 됐을까요?












